Graphene

연필심에 사용되어 우리에게 친숙한 흑연은 주기율표상 원자번호 6번에 해당하는 탄소로 만들어진 동소체 중 하나이다.흑연은 탄소들이 벌집모양의 육각형 그물처럼 배열된 평면들이 켜켜이 쌓여 있는 원자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원자구조를 가지는 흑연의 한 층을 그래핀이라고 부른다 [그림 1].

[그림 1] 그래핀에서 육각형 모양으로 탄소가 배치된 모습. 육각형 살창의 단위벡터 (a1, a2)와 이웃 탄소를 연결하는 벡터 (s1, s2, s3). 육각형살창은 두 개의 삼각형 부분살창이 서로 뒤집힌 채 엇갈려 배치된 살창으로 볼 수 있으며 각각의 부분살창을 빨간색 A와 파란색 B로 표시하였다. 전자가 빨간색 부분살창 A에 있을 때가 유사스핀의 고유값이 1/2인상태이고 파란색 부분살창 B에 있을 때 -1/2인 상태이다.

주로 공유결합을 통해서 이루어진 탄소동소체들은 4개의 최외각 전자들의 파동함수의 선형결합의 방식에 따라서 결정구조를 포함한 많은 물리적 성질이 결정된다. 공유결합을 이루는 대부분의 고체들은 전자를 발견할 확률분포가 원자와 원자 사이에서 최대가 된다. 탄소동소체 중 하나인 다이아몬드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그래핀에서는 세 개의 최외각 전자들의 선형결합만이 탄소간의 강한 공유결합에 참여하여 앞에서 언급한 육각형 그물모양 평면을 만들고, 여분의 최외각 전자의 파동함수는 평면에 수직인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평면에 평행하여 강한 공유결합에 참여하는 전자들의 상태를 σ-오비탈이라고 부르며, 평면에 수직한 전자의 상태를 π-오비탈이라 한다 [그림 2]. 그래핀의 물리적 성질을 결정하는 페르미준위 근처의 전자의 파동함수들은 π-오비탈들의 선형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림 2] 그래핀에서 σ-오비탈과 π-오비탈의 아주 개략적인 모습.

그래핀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전자들은 앞에서 언급한 육각형 그물모양의 한 층에 완전히 속박되어 완벽한 이차원 계를 이룬다. 하지만, 반도체 이종접합 구조에서 흔히만들어지는 이차원 전자계와는 매우 다르다. 보통의 이차원전자계에서는 전자의 에너지(E)가 결정운동량(K)의 이차항으로 표시되는 분산관계(E∝k^2)를 가진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π-오비탈의 선형 결합으로 이루어진 그래핀에서 전자의결정운동량과 에너지는 서로 비례하는 분산관계(E∝k)를 가진다. 다른 이차원 전자계와는 사소한 차이처럼 보이는 선형적인 결정운동량-에너지 분산관계식과 육각형모양의 살창구조가 바로 개념적으로 새로운 이차원전자계를 그래핀에서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들이다.

Graphene 합성

(1) 기계적 박리법

기계적 박리법은 흑연 결정에서 그래핀 층간의 약한 상호작용을 기계적인 힘으로 극복하여 떼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연필심에서 얇은 막이 부드럽게 벗겨져 나오면서 글씨가 써지듯이 마찰을 이용해 흑연 결정으로부터 그래핀을 만
드는 것이다. 이는 그래핀의 π-궤도함수의 전자가 표면상에넓게 펴져 분포하면서 매끈한 표면을 가지게 되는 것에서 기인한다(그림 2). 이때 층간의 마찰계수가 매우 낮게 나타나매우 작은 힘으로도 단층의 분리가 가능한 것이다. 바로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컬럼비아 대학교의 김필립 교수 연구팀은 주사탐침(scanning probe)에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흑연 결정을 붙인 후에 기판 위에서 미끄러뜨리면서 단층 그래핀을 만들고자 했다.[2] 그러던 중 맨체스터 대학교의 가임 교수팀이 기발하게도 스카치테이프의 접착력을 이용하여 단층그래핀을 분리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3] 이듬해 김필립 교수와 가임 교수가 이론으로만 예측되어 왔던 반정수 양자홀(Quantum Hall) 효과를 측정하여 네이처지에 보고하면서 그래핀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4] 이렇듯 기계적박리법은 시료준비의 간단함으로 인해 그래핀 연구를 빠르게확산시키는데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지만 그 크기가 마이크로미터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 응용적인 측면에서는 많은 제약이 있었다.

(2) 화학적 박리법

화학적 박리법은 흑연결정으로부터 박리된 그래핀 조각들을 화학적 방법을 통해 용액상에 분산시키는 것을 포함한다. 흑연을 산화시킨 후에 초음파 등을 통해 파쇄하면 수용액 상에분산된산화그래핀을만들 수 있으며 이를 하이드라진(hydrazine) 등의 환원제를 이용하여 다시 그래핀으로 되돌릴수 있다.[5] 이렇게 분산된 그래핀 용액은 자기조립 과정을 통해넓은 면적의 필름을 형성할 수 있다.[6] 그러나 산화 그래핀이완전히 환원되지 못하고 결함을 많이 남기기 때문에 전기적성질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산화과정을 거치지않고 계면활성제(surfactant) 등을 이용하여 바로 분산시키는방법을 통해 제조된 그래핀 필름은 개선된 전기적 특성을 보여준다.[7] 그러나, 이 경우에도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작은 그래핀 조각들 사이의 층간 저항(interlayer resistance)으로 인해 실용적인 수준의 면저항 특성을 보여주지 못한다. 한편, 화학적 박리법에 의해 만들어진 그래핀 분산용액은 다른 물질과의 복합체 형성을 통해 매우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장점이 있다.[8] 또한 산화 그래핀을 적층하여 만든 종이는 탄소나노튜브에 버금가는 놀라운 기계적 강도를 보여주므로 대량 생산시 구조재로서의 활용 또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9]

(3) 화학증기증착법


화학증기 증착법은 고온에서 탄소와 카바이드 합금을 잘형성하거나 탄소를 잘 흡착하는 전이금속을 촉매층으로 이용하여 그래핀을 합성하는 방법이다.[10] 먼저 촉매층으로 활용할 니켈/구리 등을 기판 위에 증착하고 약 1000도씨의 고온에서 메탄, 수소 혼합가스와 반응시켜 적절한 양의 탄소가 촉매층에 녹아들어가거나 흡착되도록 한다. 이후 냉각을 하게되면 촉매 층에 포함되어 있던 탄소원자들이 표면에서 결정화되면서 그래핀 결정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합성된그래핀은 촉매층을 제거함으로써 기판으로부터 분리시킨 후원하는 용도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그림 3). 촉매의 종류와두께, 반응시간, 냉각속도, 반응가스의 농도 등을 조절함으로써 그래핀 층수를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그림 4)

최근 보고된 바에 의하면 화학증기증착법을 통해 단층 그래핀의 면적을 95% 정도까지 늘일 수 있다.[11] 화학적 박리법에 의해만들어진 그래핀 필름에 비해 CVD를 통해 합성된 그래핀 필름은 월등하게 개선된 면저항 및 투과도 특성을 보여준다. 성
장된 넓은 면적의 그래핀이 실질적으로 모두 공유결합으로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계적 특성도 뛰어나 12% 정도의 변형에도 전기특성이 거의 변하지 않는 투명전극으로의응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4) 에피택시 합성법

이 방법은 CVD와 고온에서 결정에 흡착되어 있거나 포함되어 있던 탄소가 표면의 결을 따라 그래핀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실리콘 카바이드(SiC) 경우는 고온에서 결정 내에 포함되어 있던 탄소가 표면으로 분리되면서 그래핀으로 성장하며[12]Ru 등에서는 흡착된 그래핀이 표면에서 확산되면서 그래핀고유의 벌집모양의 구조를 형성한다.[13] 두 경우 모두 결정표면의 패턴이 그래핀의 결정구조와 비교적 잘 맞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14] 이 방법을 이용하면 결정성이 웨이퍼 크기정도까지 균일한 그래핀 필름을 합성할 수 있지만 기계적 박리법이나 CVD 방법에 의해 성장한 그래핀보다 상대적으로전기특성이 좋지 못할 뿐 아니라 기판이 매우 비싸고 소자를제작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래핀은 용도에 따라 다양한방법을 통하여 합성이 가능하지만 궁극적으로 실리콘 반도체기술을 대체하거나 투명전극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합성뿐 아니라 소자화 기술, 화학적 기능화 및 도핑 기술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함께 발전해야 한다. 그래핀이 처음 발견된 후지난 수년 동안 주로 물리학적인 접근을 통해 그래핀 연구가경쟁적으로 이루어졌고 이제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응용 분야의 측면에서는 아직 미개척지가 많이 남아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그래핀 구조와 기능을 화학적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다른 무기물 기반 투명전극이나 실리콘 소재는 화학적 변형이 어려운 반면 그래핀은 탄소로만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유기화학적인 반응을 통해 다양한 화학적 기능기를 도입할 수 있다(그림 5).